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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끝난 뒤(콘스탄친 포파노브)

2003-01-19 00:48:27

소나기가 끝난 뒤

식어 가는 분홍빛 서쪽 하늘,
비온 뒤의 눅눅한 밤의,
봇나무 자갈과 향기,
젖은 자갈과 모래냄새

소나기가 스쳐간 봇나무밭
낮은 곳에서 안개가 일고 있네
아직 여윈 나무 꼭대기마다
어둠이 두려워 떠는 듯하네..

봄철의 한밤이 냉기로 숨쉬며
잠자네, 잠꼬대하네.
봄비로 해맑은 봄
사랑하는 마음인양 상큼하네.

소나기는 격정의 폭발.
사랑의 철이 이제 왔네
한바탕 웃고 한바탕 통곡하고
아침까지 조용해졌네...

콘스탄친 포파노브(1862~1911)
주로 명상시라 할 서정시를 쓴 러시아 시인..
여러권의 시집을 내놓았고 <늙은 떡갈나무>(1887),
승냥아>(1889) 등 서사시도 썼다..
데카당스의 특징적인 암담한 현실로부터 환상적인
세계에로의 도피가 주로 모티프였는데 사실
주의적 요소가 상당히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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