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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아직도 ...
이틀은 비를 머금기에 충분한 시간이었고 곧 비가 쏟아져
내리기에 알맞은 모양을 하고 있는것이 얇밉기도 하면서
토독토독 땅을 패놓을 긴 줄기를 생각하면..... 푸른 슬리퍼를
끌고
발가락에 간지럼을 즐기며 젖어드는 치마를 추리던 여자가
떠오른다.
여자,
사랑을 사랑으로 알지 못하고 긴 시간안에서
머금은 빗물위로 서서히 증발하여 버린 여자를
참으로 오랜동안 내 가슴안에 억지를 부렸구나.
내 살속 깊은곳의 기억마져 죽이고
막다른 겨울에 숨어들었을때는 모두 다 묻었는줄 알았다.
맺혀 내리는 굵은 重量,패여서 튀는 눈물,여자의 푸른슬리퍼.
다 낡은 사진으로나 오그라들고 있었는데.
산봉우리를 휘감고 있던 썩은 구름은
끊이지 않을 거대한 폭포로 무너져 내리고, 흐리어진
두눈을 닦아 내기에는 내 두팔마져 너무 무거웠을까!
아직도 동바리에 새기어 있을 여자의 전부에 시선을 고정시켜
다시 억지로 내달리면 멍만들것 같아도,
그리하여도 딛으려다보면 늘어진 다리는
끌리지도 않고 차라리 그게 다행이다 싶어 고개 숙일때
거기엔 쉬이 지워지지 않을것 같은 어리석은 信愛가
번들거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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