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오는 곡은 Gigliola cinquetti - la pioggia(the rain) 입니다..
음악이 나오지 않으시는 분은 여기를 클릭해보세요^^
비
비는, 내가 비 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는 정원 안에서,
매우 다양한 형태로 떨어진다. 비 내리는 광경의 중앙 부분에는,
마치 뚝뚝 끊어진 가는 커튼 자락(혹은 갈대), 실제로는 아주 가벼운 물방울들의
느린 움직임이겠지만 그러나 가차없는 추락의 이미지, 힘없이 어디론가 끊임없이
떨어지는 듯한 서두름, 강렬한 부서짐을 통한 순수한 대기 현상의 토로를 발견하게 된다.
오른쪽과 왼쪽의 벽을 따라 조금 떨어진 곳에 굵직한 빗방울들이
좀더 큰 소리를 내며 하나씩 떨어진다. 이곳에 내리는 비의 크기는 다양하여
이곳 저곳에서 밀 낟알, 추, 당구공(->좀더 커지는 이미지)을 연상시킨다.
커튼대와 창문 난간에서 비가 수직적으로 흐른다. 반면에 (커튼대와 난간) 하부에서는
빗방울이 볼록한 캔디통 모양으로 맺혀 있다. 앞부분이 돌출된 모양의
작은 아연 지붕 위 표면을 따라 비는 아주 가는 층을 형성하여 흐르고
그리고 그 물결은 외부의 작은 파동, 빗줄기가 흐르는 지표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만들어내면서 어른거리고 있다.
가까운 처마의 비는 마치 (시냇물이 흐르는 사면에) 그다지 큰 사면이 없는
홈이 팬 시냇가의 흐름과도 같다. 그리고 이 흐름은 갑작스럽게 완전한
수직의 흐름 - 그것도 아주 심하게 짜여진 듯한 형태의 - 을 선택하여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다. 그리고 부서진 후, 반짝 빛나며 날카롭게 튀어 오른다.
각각의 형태의 비는 특별한 모습을 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자기만의 소리를 만든다.
모든 것은 마치 복잡한 기계 장치처럼 - 괘종시계처럼 정확하고 또한 대범하며 -
강렬하게 살아간다. 비는 괘종시계의 태엽의 무게를 연상시킨다
비가 지면에 떨어졌을 때 나는 울림, 처마에서 비가 콸콸 흐르는 소리,
세밀한 공소리들이 증폭되어 마치 (섬세한 변화가 존재하는, 즉 단조롭지 않은)
콘서트 장을 연상시킨다.
태엽이 풀어졌을 때, 몇 개의 톱니바퀴들이 얼마간 작동하다가 점점 느려지고
결국 모든 기계 장치는 멈추어진다. 그러니 만약 해가 다시 나면 모든 것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반짝이는 기계도 자취를 감춘다, 비가 내렸다.
Francis Ponge, (1899~1988)
|
|
RainandTears.net > 빗소리 음악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