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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비를 맞고 싶다 (황숙희기자)& Somewhere Over The Rainbow/What A Wonderful World (Israel Kamakawiwo'ole) 2002-07-08 23: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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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오는 곡은 Somewhere Over The Rainbow/What A Wonderful World (Israel Kamakawiwo'ole)입니다...
음악이 나오지 않으시는 분은 여기를 클릭해보세요^^

비가 내린다.
유난히 하늘이 낮게 깔리고 세상이 흐릿한 명암 속으로 들어간다.
이럴 땐 평소 시야에 들어오던 모든 사물들이 오히려 더 명징 해지기도 한다.
그건 사람의 속도 마찬가지라 가만히 웅크리고 숨어 있 던 상념과 그리움들이
빗방울 소리에 하나둘 고개를 내밀고 마음을 움직 인다.
멈추면 쓰러질까 쉬지 않고 달리는 자전거처럼 앞으로만 내달리는 삶 에,
잠시 머물러도 좋을 것 같은, 아니 한 번쯤 멈춰 서 있기도 해야 한 다는 모종의 상징 같은 것.
달리는 자전거 위가 아니라 멈춰진 땅 위에 서 세상과 나 자신을 온전히,
그리고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우리가 느끼는 머무름에 대한 불안감은
이유를 만들 어 해소시켜준다. "비 때문에."그런 미혹된 마음에,
어릴 적 우산을 지니고도 무슨 바람인지 비를 온 몸에 고스란히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며 느끼던
이상한 자유로움과 해방 감의 기억이 더해져 비를 피할 아무런 무장 없이 빗속을 나선다.
그러나 빗방울의 감촉을 머리 위로 느끼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에 여지없이 우산을 펴들고 만다.
그때쯤이면 빗방울 소리에 고조된 들뜬 마음과 온갖 상념들은 순식간에,
비를 맞아 벗겨질 머리와 오랜 세월 비 를 맞고 코가 나가떨어진 어느 동상 생각으로 바뀌어져 있다.
산도가 거 의 식초와 다름없는 비 때문이다. 요즘 내리는 비는 으레 산성비라고 말은 많이 하지만
농작물이나 금속 의 부식 정도로 짐작만 해왔지 실제로 내가 산성비를 스스로 실감해본 것은 최근에 와서의 일이다.
쾌청한 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오후 느닷없 이 내린 소나기로 순식간에 흠뻑 비를 맞고 집에 돌아온 적이 있었다.
옷을 말리는데 방안에 시큼하고 이상한 냄새가 가득했다.
그 냄새의 진 원지를 알아내는 데는 물론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 비를 맞은 팔에 혓바닥을 대보고서야 비를 맞은 게 아니라
식초를 뒤집어쓴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산성비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황산염이나 질산염과 같은 물질들이 수 증기를 만나 내리는 것이다.
산성비 앞엔 돌과 쇠도 무력해진다. 몇 년 전에는 아테네 시내 조각물들의 귀와 코가 떨어져나가
유적 보호에 비상 이 걸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유는 바로 산성비 때문이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산성비가 내리지 않는 곳은 거의 없고
대도시의 경우는 1년 내내 산성비가 내린다. 산성비가 요즘에 와서 유독 문제가 된다기보다
환경 오염의 강도가 세지는 만큼 그 산도도 점점 강 해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보통 수소 이온 농도(pH) 5.6 이하이면 산성 비라 하는데 식초 맛이면 pH 3.4를 넘는다.
이쯤 되면 빗소리에 한껏 고조된 기분으로 빗속을 그냥 걷고 싶은 마 음이 들어설 틈이 없다.
하늘을 향해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감옥에서 탈 출한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보여주었던
'쇼생크 탈출'의 팀 로빈스를 보 면서 "산성비를 저리 맞으면 어쩌지" 하는
우스갯소리의 영화 밖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누군가 빗속을 걷고 있다면 그는 분명 실연한 사람이거나 '미친' 사람이다.
누가 빗속을 걷는 자유로움을 앗아갔는가...

월간 작은이야기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엊그제 비가 와서 비를 흠뻑 맞고 눈병 또한 최악에 이르니...
빗속을 자유로이 거닐던 예전과 같은 마음에 이르지는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한숨 섞인 어조로 이글을 올려봅니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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