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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 속의 고백-김갑수 2007-11-22 22: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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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 속의 고백 - 김갑수

나는 끝내 나를 버리지 못하고
퍼붓는다 저 장마비
이미 낡아버린 마음의 젖은 구멍 속으로
부옇게 뒤섞이는 행인들
어떤 추억도 구별하지 않고 이제
고백하련다 너무 오래 살았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여행처럼
나는 너무 오래 살았다, 저 장마비
체중을 버티고 서 있는 나무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볼 수도
하지만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소문도 없이 반복해서 피고 졌는지
더 이상 되묻지 않는 물음이여

나는 끝내 나를 버릴 수 없었고
퍼붓는 장마비는 다만
거리를 점령했을 뿐,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행인들이여
얼마나 많은 길들이 서로를 가로지르는지
누가 곳곳에 신호등을 세워놓았는지
추억이 붙든 마음의 젖은 구멍 속으로
세차게 뒤섞이는 저 장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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