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빗방울 연가
-전현숙
사랑하는 사람아 ! 비가 내려요
함께 우산을 받쳐 들고
당신 팔짱을 낀 채
거리를 거닐어 보고 싶어요
하루의 고단함,쫑알쫑알 풀어헤치며
참았던 사연, 미주알고주알
호흡처럼 내뱉을 수 있디면 좋겠어요
우산으로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 멜로디
가슴을 두드리면
절로 흥얼흥얼 콧노래도 나오겠지요
물방울의 청아한 선을 곱게 받아
당신 가슴에 톡톡 두드려
행복이 벙글게 담아드리면 좋겠어요
거리엔 뒹구는 낙엽으로 물들어 있겠지요
당신의 가슴에 남아있는 아픈 상처들도
바람에 다 뒹굴어 흩어지면 좋겠어요
내 보잘것없는 가슴이지만
당신 사랑하는 가슴은
가을 단풍보다 더 붉기에
당신 영혼에 꾹꾹 눌러 맘껏 찍어드릴거에요
쭈그려 앉아 햇살을 두려워하던
바보는 이제 어디에도 없어요
당신이
빼곡히 차오른 내 눈물이 되셨듯
나 또한 당신 영혼을 적시는
맑고 투명한 사랑의 빗방울이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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