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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이 비를 맞는다-황금찬 2009-01-19 11: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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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이 비를 맞는다 - 황금찬


아침나절은
산에서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비를 만났다.

차라리 우산이 없어 좋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전신으로 받으며
산길을 걷기란
수영복을 입고
바닷속을 걷는 것 같아 좋다.

우산도 문화권의 유산이었다.
헌데, 오늘의 우산은
비를 막는 데 쓰는 것이 아닐세.
골라 가며 허위만을 가려 주고 있다네.

툭 털고 나서면
무도가 하나 같은데
무엇으로 가려놓고

비밀이 그리도 많은가.
우리 따져 보세.
옷을 벗고 나면
자네와 내가 다를 것이 뭔가.

심장이야 누군들 없으면
숨쉬는 허파 없는 사람도 있다던가.

오늘 하루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산을 내려오는 것이
이리도 마음 편할까.
천만 부끄럽지 않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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